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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 성격 심리 시리즈 #6: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다 나를 잃어가는 사람들

"나는 왜 늘 싫은 소리를 못 할까?" "왜 사람들 눈치를 그렇게 보지?" 이런 생각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겉으로는 '착한 사람', '배려심 많은 사람'으로 보일지 몰라도, 그 내면은 늘 불안과 피로로 가득 차 있죠. 그리고 그 피로는 점점 자신을 갉아먹으며, 관계 속에서 진짜 나를 잃게 만듭니다.
심리학에서 이런 성향을 ‘착한 사람 콤플렉스’라고 부릅니다. 이는 모든 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싶은 강한 욕구, 즉 ‘인정 욕구’와 ‘거절 불안’에서 비롯됩니다. 자신이 싫은 말을 하면 관계가 깨질까 봐 두려워하고, 타인이 자신을 싫어할까봐 늘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것이죠.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내 의견보다 타인의 반응이 더 중요해지고, 불편한 상황이 생겨도 침묵하게 됩니다. "그냥 참고 넘기자", "내가 좀 더 맞춰주면 되지"라는 생각은 결국 나를 무시하는 습관으로 이어집니다.
문제는 이런 태도가 오래 지속되면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마저 희미해진다는 점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점점 말하지 못하고, 심지어 ‘나의 감정’을 느끼는 능력 자체가 둔화됩니다. 사람들은 ‘착한 사람’이라고 칭찬하지만, 정작 본인은 마음속에 허전함과 분노를 품게 됩니다.
또한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는 마음은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부정하게 만드는 심리적 함정이 됩니다. 누군가에게는 좋은 사람이 되겠지만, 누군가에게는 꼭 밉상으로 느껴지는 것이 사람 관계입니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모두에게 괜찮은 사람이 되려는 것은, 스스로를 갈가먹는 일이죠.
이러한 사람들은 종종 '희생형 인간관계'에 빠지게 됩니다. 친구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늘 자신을 희생하고, 직장에서도 과도한 업무를 떠맡으면서도 싫은 내색을 하지 않습니다. 처음엔 고맙다는 인정을 받을 수도 있지만, 점점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기 시작하면서 '소진 burnout'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첫 번째는 ‘경계’를 인식하는 것입니다. 나와 타인의 감정은 다르며, 내가 싫은 것을 거절하는 것은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자기 존중의 시작입니다. "지금 이 부탁을 거절해도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라는 내면의 확신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아니요’를 말하는 연습입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두렵지만, 거절할수록 더 많은 자유가 생깁니다. 작은 일부터 연습해보세요. 커피 약속을 미루거나, 바쁜 일정 속 제안을 정중하게 거절하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습니다. 내 시간과 감정은 내가 지켜야 한다는 감각을 키우는 것이 핵심입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사람’의 정의를 다시 써야 합니다. 좋은 사람이라는 건 모든 사람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지키면서도 타인을 배려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내가 괜찮지 않은데도 계속 괜찮은 척을 한다면, 언젠가는 나의 마음이 부서지고 말아요.
오늘부터는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지금 이 선택은 나를 위한 것인가, 남을 위한 것인가?" 당신이 먼저 괜찮아야, 진짜로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 관련 추천 도서
- 『나는 왜 항상 착한 척을 할까』 – 강현식
- 『거절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 윌리엄 유리
-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 – 조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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