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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 심리 시리즈 #5: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상처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종종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가장 큰 상처를 받습니다. 처음 만난 사람의 말은 금방 잊히지만, 부모나 연인, 친구의 말 한 마디는 오랫동안 가슴에 남습니다. 왜 그럴까요?
심리학적으로, 친밀감이 높은 관계에서는 정서적 의존도가 자연스럽게 올라갑니다. 우리는 가족이나 연인, 가까운 친구에게 더 많은 기대를 갖습니다. ‘내 편일 거야’, ‘날 이해해줄 거야’라는 기대가 형성되죠. 하지만 그 기대가 깨질 때, 우리는 외부 사람보다 수십 배 더 큰 상처를 받게 됩니다.
가까운 사람은 나의 감정과 삶의 깊은 부분에 관여합니다. 그만큼 그들이 던지는 말 한 마디, 무심코 보인 행동 하나하나는 내 존재의 가치와 연결되어 받아들여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사소한 실수나 말이라도, 그들의 말은 나를 부정당한 것처럼 느끼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안전기대’가 작동합니다. 이 말은, 상대가 나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우리가 더 많은 것을 노출하고,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안전기대가 무너질 때, 충격은 배가됩니다. 우리는 ‘너마저’라는 배신감을 느끼고, 이 감정은 고통의 크기를 증폭시킵니다.
흥미롭게도, 가까운 사람은 의도하지 않게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이를 ‘무의식적 공격’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상대가 의도적으로 나를 해치려 한 것이 아니라, 감정 표현이나 스트레스 해소 과정에서 나온 말이나 행동이 나에게 큰 상처로 작용하는 경우입니다. 상대는 몰랐을지 몰라도, 나는 그 말이 나를 부정한 것처럼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처를 줄이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거리감’입니다. 친하다고 해서 모든 것을 이해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감정의 경계선을 설정하고, 나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가까운 사람이라 하더라도 내 감정은 설명하고 전달해야 합니다. ‘그 말이 나에게는 상처였어’라고 이야기할 용기, 그리고 서로의 감정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이 관계를 더 단단하게 만듭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기 때문에 가장 아픈 말도, 가장 따뜻한 말도 줄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떻게 소통하느냐’입니다. 나의 감정을 무시당하지 않도록, 그리고 상대의 감정도 존중하면서, 우리는 더 성숙한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오늘도 혹시 가까운 사람의 말에 상처받았다면,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그건 당신이 그만큼 진심을 다했기 때문이고, 이제는 당신 자신에게도 진심을 다할 차례입니다.
📚 관련 추천 도서 3권
- 『가까운 사람에게 더 상처받는 이유』 – 유은정
- 『나는 왜 너에게만 화를 낼까』 – 나이토 요시히토
- 『상처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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